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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헌 주교님말씀

이기헌 주교님말씀

메시지&서한 2022년 의정부교구장 주님 부활 대축일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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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홍보국 댓글 0건 조회 2,558회 작성일 22.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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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 (요한 17,21)

 

 

주님께서 부활하셨습니다. 알렐루야!”

죽음의 어둠에 절망하던 제자들에게 눈부신 희망을 선물해주신 예수님을 찬미하며 사랑하는 의정부교구 형제자매들에게 주님 부활의 기쁜 소식을 전합니다.

불가능한 일을 가능케 하시는 하느님께서는 당신 아드님의 부활을 통해 우리 인간이 지닌 부족함과 죄악 그리고 아픔을 씻어주셨습니다. 이번 부활을 맞이하면서 주님께 우리 사회와 국가 그리고 전 세계에 참된 평화를 가져다주시기를 다시금 청합니다. 하느님께서 주시는 평화로 모든 이가 하나로 일치하여 주님 안에서 참된 행복을 누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함께 기도하기를 청하며

지난달, 우리나라에서는 새로운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있었습니다. 유력한 두 후보가 비등한 표를 얻는 가운데 근소한 차이로 당선인이 결정되었습니다. 선거 결과에 대한 아쉬움과 아픔을 가진 분들도 있겠지만, 이제 우리는 새 대통령이 될 당선인이 국민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사심 없이 새로운 나라를 만들어 나아가는 데 매진할 수 있도록 기도드려야겠습니다.

세상은 점점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만큼 어려운 상황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지난 2년간 겪은 코로나 팬데믹과 같은 위기가 언제 또다시 닥칠지 모르는 현실입니다. 또한 미국과 중국의 패권 다툼이 가열되면서 세계는 빠르게 신냉전 체제로 이행하고 있으며, 남북관계 역시 경색되어 가고 있는 한반도 상황입니다.

이렇게 어려운 시기이기에 새로 취임할 대통령과 여야 정치인들이 때로는 희생하고, 때로는 마음을 비워 상대방의 의견을 경청하고 직면한 위기를 극복해 국민을 위한 참된 봉사자들이 되어주기를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아울러 이 세상에 평화와 생명을 주시기 위해 부활하신 예수님의 대축일에 전쟁의 고통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를 기억하며 간절히 기도드려주시기를 청합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일어난 전쟁은 두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비인간적이고 끔찍한 살육에 희생된 민간인과 군인들의 수가 점점 늘어나는 참상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지난 사순 제5주일,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도 벌 받을 이 전쟁에서 계속 폭격을 받는 우크라이나의 인도주의적 비극을 생각해달라.” 하시며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 지치지 말고 기도하고,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달라.”고 촉구하셨습니다.

 

 

예수님의 상처를 묵상하며

이러한 갈등과 분열이 생생한 현실을 마주하는 가운데 맞이하는 주님 부활 대축일에 예수님의 옆구리에 난 상처로 여러분을 초대하고 싶습니다. 군사의 창에 찔리신 주님의 상처(요한 19,34 참조)는 인간의 미움과 폭력 그리고 무한한 욕심에 의한 것이었습니다. 예수님의 상처에는 우리 인간의 미움과 분노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인류 역사 안에 있었던 수많은 전쟁과 분쟁들, 그리고 한반도에서 일어났던 동족상잔의 전쟁을 비롯해 최근에 벌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 또한 그 상처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뿐 아니라 예수님을 찌른 상처에는 오늘도 세상 사람들이 평범한 일상에서 만들어내는 미움과 증오, 다툼과 분열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상처를 이기고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당신의 길을 걷도록 초대하십니다. 예수님의 길은 어떤 길일까요? 그 길은 예수님께서 돌아가시기 전에 바치신 모두 하나 되게 해 주십시오.”(요한 17,21)라는 기도 말씀을 삶으로 실천하는 것입니다.

모두 하나가 되는 길은 쉽지 않습니다. 우리도 예수님처럼 십자가를 짊어지고 일상을 살아야 합니다. 다른 이들의 잘못을 용서해 주고, 나의 미움과 욕심을 버리며, 거기서 생기는 아픔과 고통을 받아안아야 합니다. 이제 우리 모두 하나 되는 은총을 구하며 예수님의 부활을 사는 새로운 신앙의 길을 걸어가도록 합시다.

 

 

부활을 맞아 신앙을 새롭게 살아갑시다

지난 2년 동안 우리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숨을 죽이며 불안하게 살아왔습니다. 이웃들과, 심지어는 친지들과의 만남도 조심스러워 뒤로 한 채 지냈습니다. 특히 삶의 보람과 버팀목이 되었던, 교회를 오가며 미사에 참여하고 기도드리는 신앙생활마저 제한되는 힘든 시기를 보냈습니다. 2년이라는 시간을 조심하며 염려 속에 살아온 탓에 예전의 활력이 사라지고 각자의 신앙도 약해진 듯합니다.

앞으로 코로나 팬데믹이 어떻게 마무리될지 불확실하지만, 세계 많은 나라는 풍토병에 준하는 조치를 취하며 바이러스와 공생하는 길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이는 예전 같은 위협적인 상황이 약화 되는 조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 정부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하고 있고, 조만간에는 이러한 제한도 해제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따라서 금년도 주님 부활 대축일을 기점으로 본당공동체와 모든 신자가 해야 할 일은 신앙을 회복하는 것이 되어야겠습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금년도 교구 사목 목표로 삼은 신앙과 공동체의 회복에 우리 모두 함께 나섭시다. 환경과 상황으로 인해 어쩔 수 없었던 시간을 잊고 용기를 냅시다. 미사 참석의 제한으로 성당에 자유롭게 오지 못했던 시간을 뒤로하고, 이제는 주님의 성전에서 부활의 기쁨을 노래하며, 우리에게 당신의 몸을 생명의 양식으로 주시는 주님의 거룩한 미사 안에서 행복을 찾도록 합시다.

부활하신 예수님의 은총이 여러분 모두와 가정에 함께하시길 기도드립니다.

 

 

2022년 주님 부활 대축일

천주교 의정부교구장 이기헌 베드로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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