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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헌 주교님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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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지&서한 2018년 주님 성탄 대축일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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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홍보국 댓글 0건 조회 2,161회 작성일 21.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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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하고 격려하는 문화를 꽃피웁시다.

땅에서는 그 분 마음에 드는 사람들에게 평화”(루카 2,14)

 

어두운 이 세상에 참다운 빛과 사랑을 주실 분을 간절히 기다리던 우리에게 예수님께서 탄생하셨습니다예수님의 성탄을 맞으며 주님께서 내려주신 많은 은혜에 감사드려야 겠습니다특히 금년에는 한반도에 평화에 대한 희망을 보내 주셨기에 성탄을 맞이하는 우리들의 기쁨이 더 큰 것 같습니다.

지난 성탄에는 한반도에 드리워진 전쟁의 어두운 그림자를 생각하며 마음이 무거웠지만, 새해를 맞아 불기 시작한 평화의 바람은 사람들의 마음에 평화가 실현되고 있다는 설레임을 갖게 했습니다.

 

그러나 이 설레임과 희망이 모두가 갖고 있는 일치된 것이 아님을 느끼게 되어 마음이 무겁습니다.

아기 예수님께서는 평화와 사랑을 주시러 이 세상에 오셨는데, 아기 예수님을 맞이하는 우리 사회와 우리들 마음 안에는 분열과 미움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양극화 심화라는 말을 비롯하여,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갈등, 청년실업, 갑질행패, 분노를 조절하지 못해 벌어진 끔직한 사건들과 정치인들이 보여주는 실망스런 모습을 보며 그러합니다. 모처럼 찾아온 평화의 분위기가 이 분열과 갈등이 평화의 여정을 가로 막는 것이 아닌가 두려운 마음이 듭니다.

 

우리 사회에 남아있는 분열과 미움, 절망과 분노의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면 6.25 전쟁체험과 분단으로 시작된 냉전체제에서 생겼다고 말 할 수 있겠습니다. 북한의 위협을 명분으로 군사주권을 미국에 양도하여 자주국가로서의 위상을 잃게 되었고, 그 결과 지금 우리는 다른 나라 대통령에게 나라의 운명을 떠 맡긴 처지에까지 놓이게 되었습니다.

이 냉전체제는 한국의 정치 구도 뿐 아니라 보수와 진보가 경쟁하는 사회로 만들어 놓았고 계층간 지역간의 갈등의 배경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냉전체제는 우리 사회의 경제 정의를 어지럽혔습니다. 노동현장에서 노동자, 노동조합을 바르게 보지 않고, 평등의 가치를 무시하는 사회에서는 경제적 불평등이 생기고, 재벌독재의 경제질서가 만들어져 사회적 양극화는 심화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 뿐 아니라 이러한 냉전의 구조는 사람들의 성격마저도 공격적이고 비판적이며 흑백논리의 구조로 만들어 권위주의적인 성격이 강하게 된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이제 이런 모든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평화로운 사회분위기로 갈 수 있는 길인 평화체제를 만드는 것입니다.

우리 사회를 평화로운 세상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분단의 긴 역사가 만들어 놓은 이 모든 정치적이고 이념적인 갈등을 비롯하여 세대와 계층간, 보수와 진보라는 장벽 때문에 오랜 세월에 걸쳐 폭넓게 쌓여진 미움과 분노들을 용서하고 화해하는 일입니다.

용서하고 화해 하는 일이야 말로 성탄절의 정신이며 성탄절 베틀레헴 하늘에 울려퍼진 평화를 누릴 사람들이 해야 할 일입니다.

평화로운 체제를 만드는 것은 정치인들이 우선적으로 해야 할 몫이기는 하지만 모든 국민들이 서로 존중하고 이해하며 다름을 받아들이며 용서하는 문화를 만들어 나갈 때 얻게 될 것입니다. 우리신자들은 기도하며 모범을 보여 주어야 합니다.

구유에 누워계신 아기 예수님께서는 용서 하세요, 힘들게 살고 있는 사람들을 격려해 주세요.’ ‘모처럼 찾아온 평화의 바람을 끄지 마세요라며 구유에서 맑게 웃고 계십니다.


이번 성탄절 특별히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절망하고 있는 사람들, 특히 청년들을 기억하고 싶습니다.

오늘 정치지도자들에게도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경제문제로 절망에 빠진 사람들, 특히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절망에 빠진 청년들을 위해 열심히 일해 주시기 바랍니다.”

평화 프로세스가 지지속에 원만히 이루어지기 위해서도 꼭 해야 할 일입니다.

어느날 청년축제에서 만난 청년은 제에게 면접 잘 봐 취직되게 기도해주세요.’ 라고 하였는데 저에게 한 청년의 청을 아기 예수님께도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스라엘 작은 고을 베틀레헴 가난한 마굿간에서 태어나셨습니다. 세상을 만드신 분께서 이렇게 작고 낮은 자리를 택하신 것입니다.

예수님의 탄생을 본 사람은 그 지역의 가난한 목자들이었고, 탄생하신 날 밤, 하늘에 울려퍼진 천사의 소리는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느님께 영광 땅에서는 그분 마음에 드는 사람들에게 평화!”(루카 2,14)였습니다.

우리가 예수님의 탄생안에 담겨져 있는 참 사랑을 배우고 참 평화를 얻기 위해서, 우리가 할 일은 그분 마음에 드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그 분 마음에 들기 위해서는 우리는 그분의 삶과 말씀을 늘 새기고 실천해야합니다.예수님은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들이 있는 변두리를 찾아가 그들을 만나고 위로해 주었으며, 병든 사람들을 고쳐주시고, 죄인들의 죄를 사해주시고 제자들에게도 늘 용서하는 사람이 될 것을 당부하였습니다.

우리 시대에 필요한 것은 오랜 세월 누적된 미움을 않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용서하는 마음을 갖게 되고, 어렵고 힘든 사람들을 격려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입니다.

다시 한번 성탄을 축하드리며 아기 예수님의 축복이 여러분에게 내리시기 바랍니다.

 

2 0 1 8 년 성탄절

천주교의정부교구장

이기헌 베드로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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