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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헌 주교님말씀

이기헌 주교님말씀

사목교서 2018년 의정부교구장 사목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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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홍보국 댓글 0건 조회 2,075회 작성일 21.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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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목자(Pastor Bonus) 

- 복음의 기쁨(EVANGELII GAUDIUM)을 사는 새로운 10년을 향해 -

 

머리말

 1) 우리 의정부교구 관내인 경기 북부지역은 서울대교구 시절부터 상대적으로 가난하고 개발도 더딘 곳으로서 사목적 배려가 적은 변두리 지역이었습니다. 2004년 교구가 설정되어 지난 10년 동안 사제수도자평신도들이 한 마음으로 열성을 다한 결과 교세성장은 물론 신앙성숙 면에서 놀라운 진전을 이루었습니다.

2) 교구 설정 10주년을 맞아 다양한 조사와 연구를 통해 교구민들의 신앙 실태와 사목욕구교구의 내외적 사목환경에 대하여도 파악하는 한편그 사이 반포된 교황 권고 복음의 기쁨을 통해 보편교회의 사목 전망이 더하여져서 우리 교구가 이 시대에 어떤 사목방향을 선택하고 나아가야 할지 보다 깊이 있게 이해하게 되었습니다이제는 문제를 인식하는 단계가 아니라 이 도전들을 어떻게 직면하고 또 어떤 방법으로 해결할 것인지를 선택하고 실천해야 할 단계입니다.

 

시대와 지역 사목환경의 특징


1. 물질과 세속적 가치로 인해 약화되는 영적인 가치

1)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와 소비주의의 만연으로 신자들조차 물질적 향유를 행복의 으뜸 조건이라 생각하며영적이고 신앙적 가치를 멀리하는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우리 교구 신자들은 신앙(15.6%)’보다 건강(43.5%)’과 가족(33.5%)’을 우선하고 있었으며교회의 가르침을 따르려는 의지도 박약하였습니다그러기에 신자답게 살지 못한다는 죄의식(38.9%)’을 신앙생활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 답하였습니다.

2)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저는 우리 교구의 첫 번째 사목방향을 신자 재교육을 통한 신자들의 신앙성숙곧 영적인 가치를 세속적 가치에 우선하는 신앙생활로 삼고자 합니다.

 

2. 시급한 평신도 지도자 양성

1) 교구 사제들은 향후 교구 사목과 본당 활성화를 위해 가장 필요한 과제로 봉사자 양성을 꼽았습니다본당에 파견된 사목자 한두 명만으로는 많은 신자들을 세심하게 살피기 것이 어려우니평신도 지도자 양성은 교회의 현재와 미래 모두에 있어 가장 중요하고도 시급한 과제가 되었습니다.

2) 현재 맞벌이 부부가 늘고 경제적 어려움이 커져 봉사자가 급감하고 있지만 교회가 이들에게 세상이 주는 매력보다 더 큰 매력과 기쁨을 줄 수 있다면 봉사자들은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계속 생겨날 것입니다이를 위하여 교회는 봉사자들에게 소그룹형-맞춤형’ 교육을 실시하고과도한 봉사활동으로 지치지 않도록 소모성 행사를 지양해야 하겠습니다.

 

3. 가난한 이들을 찾아 나서야 할 교회

1)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2014년 방한하여 한국 주교단과 가진 만남에서 가난한 이들과 함께 하는 연대는 그리스도인 생활의 필수 요소라 말씀하셨습니다우리 교구에는 비정규직 노동자이주 근로자들새터민다문화 가정독거노인 등 변방의 사람들이 많습니다그러기에 가난한 이들과의 연대는 우리 교구에도 중요한 사목방향이 되어야 합니다.

2) 우리 교구 신자들은 가장 바람직한 전교 방법으로 행동과 표양을 통한 모범(35.9%)’ 다음으로 소외되고 억눌린 이들에 대한 봉사와 나눔의 실천(31.4%)’을 2위로 답하였고, ‘사제들이 가장 먼저 신경을 써주었으면 하는 영역에서도 가장 많은 신자(32.1%)가 소외계층 방문을 들었습니다.

 

4. 교구의 지리적 특성

1) 우리 교구는 지리적 측면에서 북한과 맞닿아 있기에 다른 어느 교구보다 민족의 화해와 일치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또 그러한 역할을 하도록 요청받고 있습니다.

2) 우리 교구에는 민족 화해와 북방선교더 나아가 해외선교에 열정을 품은 많은 수의 사제들과 더불어 참회와 속죄의 성당과 민족화해센터가 있어 이러한 사명에 있어 큰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사목 방향 (네 가지)

 

1. 소공동체

1) 소공동체 운동은 우선 하느님 말씀을 읽고 쓰고 나누며 마음에 새기고 실천하는 일을 바탕으로 하여교회의 모든 차원에 공동체적 친교가 자리하게 하며밖으로는 이웃을 향해 끊임없이 쇄신하려는 교회의 다짐입니다.

2) 소공동체는 교회와 신자들이 세속화의 흐름을 거슬러 신앙성숙을 실현하는 가장 좋은 방향 가운데 하나로서보편교회가 추구하는 새로운 복음화에 부합하는 방식이기도 합니다.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그러나 지속적으로 열심히” 해나갑시다.

 

2. 청소년사목

1) 현재 고용 없는 성장의 시대에 청소년청년들이 과도한 경쟁에 내몰리고 있는 현실에서 우리 교회는 청소년을 복음화 주체로 바라보는데 미흡하였고가정과 부모들은 자신의 신앙생활을 소홀히 하는데 그치지 않고 자녀들에게 신앙을 전수하는 임무에도 불충실하였습니다이는 교회의 청소년청년사목의 가장 큰 장애요인입니다.

2) 청소년 사목의 과제는 사제들의 힘만으로는 실현이 불가능합니다평신도 지도자와 봉사자들의 도움이 필요합니다이들이 먼저 사도로 양성되고또 이들이 다른 어린이청소년청년들을 사도로 양성할 수 있을 때 청소년 사목의 목적을 실현할 수 있습니다그러기에 사도 양성은 우리 교구에서 그동안 계속 추진해온 일이고앞으로도 계속되어야 할 중요한 사목방향입니다.

 

3. 사회 사목의 활성화

우리 교구는 지난 십년 동안 사회 사목영역에서 괄목할 만한 발전을 이룩하였습니다더 큰 진전을 위해 필요한 것은 다음의 세 가지 실천 방향입니다.

교회 구성원 모두에게 복음의 실천인 사회교리’ 교육을 강화합니다.

사회사목은 소공동체를 통해 행동하는 사랑으로 구체화되어 드러나야 합니다.

이를 잘 수행할 수 있는 평신도 지도자들이 양성될 때 이 모든 것이 가능합니다.

 

4. 복음선포를 향해 세상으로 달려 나가는 교회

1) 복음화는 가장 먼저 하여야 할 교회의 과업이며교회의 영원한 의무입니다우리가 복음화의 일꾼이 되기 위해서는 첫 번째로예수님의 사랑을 배워 다른 이들에게 전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2) 보편교회와 더불어 우리 교구가 큰 기대를 품고 있는 북방선교와 우리 교구가 다른 교구에 모범이 되고 있는 해외선교에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사목 방안 (여섯 가지)

 

1. 사목평의회 운영

성직자와 수도자들그리고 평신도들 가운데 교구 구성원을 대표하는 이들로써 교구 사목평의회를 구성하고이 기구를 통해 교구의 모든 구성원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논의하며 교구를 운영하겠습니다.

 

2. 사목방향을 실현하기 위한 실천 방안들

1) “확고한 신앙과 덕망과 신중이 뛰어난” 평신도들을 협조자로 선발하고 양성한다.

2) 청소년에 대한 관심과 배려사도 양성연구 기능 강화청소년 사목센터 설립청소년 사목을 주제로 하는 사제 사목회의’ 개최 등을 통해 청소년사목을 활성화한다.

3) 소공동체와의 긴밀한 연계사회사목학교 운영을 통한 봉사자의 지속적인 양성 등을 통해 사회사목이 열매 맺게 한다.(‘소공동체의 완성은 사랑의 실천’)

4) 사목의 모든 대상이 가정에 살고 있다가정사목은 특성상 모든 연령대의 신자들을 대상으로 하며 사목의 범위가 신자들의 생애주기 전체에 걸쳐 있다이제 가정 사목은 사목의 일개 영역이 아닌 사목의 핵심 영역으로 보는 인식의 대전환과 더불어 통합 사목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5) 급속한 고령화노인 자살률 급증에 따른 노인사목 분야의 강화가 요청된다. ‘영 시니어’(55세에서 75)와 올드 시니어’(75세 이상)에 맞는 사목적 대응이 필요하다.

6) 사목 전반에 걸친 연구를 통해 사목현장의 발전과 내실화에 기여하고교구의 사목비전과 정책을 제안해 온 사목연구소가 본래 목적과 기능에 충실할 수 있도록 활용하고 지원한다.

 

3. 북방선교와 해외선교의 강화

1) 이 두 분야는 지역적 특성상 우리 교구가 장기 목표로 지향하면서도 당장 이행해야 할 과제입니다민족의 화해와 통일을 위한 기도운동과 더불어북한교회를 실질적으로 도울 수 있는 적합한 방법과 일들을 찾고 구체적으로 실행해나갑시다.

2) 북방선교는 짧은 시간에 이뤄질 일이 아니기에 중장기 계획 하에 치밀하게 그리고 꾸준히 준비해나가야 합니다이를 위해 민족화해센터’ 안에 북방선교를 위한 연구 팀을 구성하는 한편, ‘해외선교후원회를 신설할 예정입니다.

 

4. 수도자와의 협력

1) 한국의 많은 봉헌생활자들이 성소정체와 감소사회와 교회 안에서의 역할 축소 등을 경험하면서 역할 정체성 혼란을 크게 느끼고 있습니다하지만 수도회들은 오랜 봉헌생활을 통해 신자들을 영적으로 성숙시키는 데 필요한 경험들을 풍부히 가지고 있습니다교구와 수도회가 상호 긴밀한 협력을 통해 복음화와 교구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늘려가야 하겠습니다.

2) 무엇보다 사제들이 수도자들에게 존경과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함께하고 배려해주는 일이 중요합니다.

 

5. 기억의 지킴이 역할로서의 순교자 공경

1)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2014년 방한하여 주교단에게 주신 메시지에서 이 나라에서 하느님 백성을 돌보는 두 가지 측면 가운데 하나로 기억의 지킴이가 되는 일을 언급하셨습니다여기서 기억이란성장시켜 주시는 분은 하느님이시며성장은 고난과 노고의 열매임을 깨닫는 것입니다.

2) 순교자 공경은 단지 과거에 대한 기억에 머물지 않고현재화되어야 합니다과거의 신앙유산을 정리하고 정비하는 한편순교자 공경이 지금 이곳에서 구체적으로 실천될 수 있도록 순교 영성을 북돋우는 일도 중요합니다.

3) 이를 위해 우리 교구에서는 순교자공경명도회란 평신도 신심단체를 구성하여 본당 공동체 안에서 순교 신심을 인도할 수 있는 지도자를 양성하고자 합니다.

 

6. 사제 공동체

1) 오늘날 교회 안팎의 위기상황에서 우리 사제들은 성령으로 충만한 복음 선포자’, “기도하며 일하는” 사람이 되도록 부르심 받고 있습니다아울러 사제들은 형제적 유대와 결속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합니다어느 신원보다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기에 사제들의 연대와 공동체적 결속은 교회를 새롭게 하는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2) 교구의 사목 발전과 사제단의 일치를 위해 사제들과 교구장의 소통은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사제들에게 편하게 다가가고 쉽게 만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3) 가난은 복음 안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프란치스코 교황님처럼 사제들이 앞장서 사치스러운 일을 피하고 자선을 하며 가난하게 살려고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가난과 이웃 사랑’, 이 두 가지는 교회와 성직자가 선포하는 메시지의 진정성을 재는 척도이기도 합니다.

4) 교구 관내 지역이 넓고지구마다 사목여건이 다르고또 사제들 간의 소통이 원활하다는 측면에서 교구가 설립 초기부터 추구해온 지구사목은 사목적인 필요는 뚜렷하나 그 역할과 기능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지구장 연수지구사목센터 설립지구 전담사제 등을 통해 지구사목의 활성화를 꾀하겠습니다.

5) 타교구와는 달리 우리 교구의 협력사목은 어려움 중에서도 긍정적인 성과를 드러내고 있습니다모든 사제들의 협조에 진심으로 존경과 감사를 드립니다많은 사제들은 협력사목에 여러 가지 보완할 점이 있다고 말하면서도 이 제도가 교구 사제공동체의 공존을 위해 지속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주었습니다협력사목의 정착과 발전을 위해 협력사목 특별위원회를 설치하여 사제들의 의견을 폭넓게 청취하는 가운데 보다 구체적인 교구 협력사목 규정을 마련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맺음말

 그동안 기회 있을 때마다 강조해왔던 사목 방향을 우리 교구가 10년 동안 살아야 할 방향으로 정리해 보았습니다우리 교구는 여러 차례 교회의 삶을 반성하고 그 바탕 위에 새로운 길을 모색해 보고자 부단히 노력해왔습니다이제 이러한 노력들이 우리 교구에서 구체적이고 실질적으로 열매를 맺어야 하겠습니다.

 

하느님 안에 친애하는 형제 사제 여러분그리고 수도자들과 교우 형제자매 여러분우리 모두 하느님 나라가 이 땅에 실현되는 거룩한 이 길을 함께 걸어갑시다!

 

 

2014년 대림 1주일

의정부교구장 이기헌 베드로 주교


2018년 의정부교구장 사목교서

통합사목, 낯설지만 우리가 걸어가야 할 길 

 

 

1. 새로운 해가 시작되었습니다.

 하느님의 축복이 여러분의 가정과 본당에 가득 내리기를 빕니다. 금년 한 해도 행복한 가정을 만들고, 희망과 사랑이 가득한 본당 공동체를 만들어 나가는데 우리 모두의 마음이 모아지기를 바랍니다.

금년은 우리나라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중요한 시기이기도 합니다. 본당이 지역에서 교회의 현존을 드러내듯이, 교구를 비롯한 하느님의 백성인 교회는 나라가 처한 어려움과 위기 안에서 함께 고뇌하고 기도하여야 합니다. 한반도는 지금 강대국들 사이에서 평화가 위태로운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평화가 이 땅에 정착되기 위해서는 우리들부터 평화의 사도로 살아야 합니다. 가정이나 이웃, 본당 공동체 안에서부터 화목과 일치를 위해 노력하며, 이해하고 서로 존중하는 삶을 살아야겠습니다.

그리고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묵주기도와 밤 아홉 시에 드리는 주모경을 함께 바치도록 합시다.

 

2. 가정을 중심으로 사목 전반을 연계하는 통합사목

 지난 2년간 우리 교구는 청소년사목을 주제로 두 차례의 사제연수를 가졌습니다. 위기에 처한 청소년사목의 해법을 찾아보고자 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현재는 청소년사목만이 아니라 모든 사목이 위태로운 상황이었습니다. 따라서 중장기적이면서도 포괄적인 시선으로 사목 영역들을 재검토하여 새로운 사목의 틀을 만드는 일이 필요하며, 이는 무엇보다 가정을 중심으로 하여 신자교육과 사목을 인간의 생애 전체로 확장하고 연계하는 통합사목이라는 인식을 얻게 되었습니다. 올해 사제연수에서 사제들도 여기에 크게 호응해 주었다고 여겨집니다.

 

이에 우리 교구는 이를 추진할 기구로서 통합사목센터’(가칭)를 설립하여 현재 성인사목, 청소년사목, 사회사목 등으로 분절화된 교구의 사목 시스템을 연계하는 한편 현장인 지역과 지구, 본당과의 소통과 협력을 도모하고자 합니다. 통합사목이 무엇인지, 어떻게 전개해야 하는 것인지 아직 답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답을 찾아나가는 여정을 출발시켜야 할 필요를 절감하였기에 첫 발을 내딛으려 하는 것입니다. 사제단과 교구민 모두의 관심과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3. 교구 사목의 10년 청사진을 제시한 교구장 사목서한 착한 목자

 지난 2014년 교구 설립 10주년을 맞이하여 향후 교구의 미래 10년을 내다보며 작성한 사목서한 착한 목자의 내용을 요약하여 올해의 사목지침서의 모두에 제시하였습니다. 이 서한은 교구 설립 10주년에 실시한 교구 신자들의 의식 실태조사와 교구의 내외적 현실 조건, 보편교회의 사목방침 등을 모두 고려하여 마련되었습니다. 우리 교구는 이 문헌의 기조를 계속 유지해 나갈 것입니다. 중요한 사목 방안이 생기면 여기에 추가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요약본만이 아니라 전문을 틈틈이 살펴 본당 사목에 지속적으로 참고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4. 보다 구체적인 실천과 평가가 이루어지는 사목

 교구장 사목교서와 교구의 사목지침이 의례적인 선언으로 끝나지 않도록 3개 사목국에서 보다 구체적인 사목적 실천 방안과 움직임을 아래에 제안해 주었습니다. 모든 사목이 열매 맺는 자리는 본당입니다. 본당은 지역사회에 현존하는 교회입니다. 본당 사목에 잘 반영하여 한 해를 살고, 또 이것을 잘 평가해 다음해를 위한 발판으로 삼아 주십시오. 교우 여러분과 수도자들, 그리고 형제 사제들의 수고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2017년 대림 제1주일에

천주교 의정부 교구장

이기헌 베드로 주교

  

 

< 사목국의 사목 제언 >

 

I. 선교사목국

 

1. 생활다시보기 

1) 교구에서 평신도 양성 프로그램으로 생활다시보기 훈련을 시작한지 3 년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많은 봉사자들의 도움으로 작지만 의미 있는 열매를 맺어왔습니다. 교구에서는 이 프로그램이 안정적으로 뿌리를 내리고 더 많은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사제들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는 인식 아래 2018년 사제연수를 생활다시보기 훈련으로 정하였습니다. 신부님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청합니다.

2) 아직 생활다시보기 훈련을 경험하지 않은 본당에서는 올해 소공동체 봉사자를 위한 생활다시보기 훈련이 시작될 수 있도록 사목계획에 일정을 잡아주시기 바랍니다.

3) 봉사자 양성 프로그램으로 시작한 생활다시보기 훈련이 지난 해 몇몇 본당에서 견진교리에 적용되어 좋은 열매를 맺었습니다. 본당에서 견진교리나 새영세자들을 위한 후속 교육을 준비할 때 생활다시보기 훈련을 활용해봅시다.

 

2. 노인사목

1) 노인사목의 기초는 노인대학에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아직 본당 내에 노인대학이 없는 본당은 노인대학을 설립하여 운영할 수 있도록 노력해주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노인대학을 운영하는 본당에서는 커리큘럼에 적어도 한 달에 한번은 성경과 관련된 시간을 마련해주십시오.

2) 노인들이 수동적으로 신앙생활을 하는 것에 머물지 않고 본당 공동체의 일원으로 봉사할 수 있도록 기회를 부여해주십시오. (: 노인성가대)

3) 고령화로 인해 교구 내에 노인 요양 관련 시설들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본당 관할 내 노인 요양 시설에 대한 관심을 갖고 사목적 배려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3. 가정사목

1) 가정사목은 가정기도에서 시작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본당에서는 무엇보다 가족이 함께 모이거나, 일정한 시간에 각자의 자리에서 아침·저녁기도를 봉헌하는 것의 중요함을 강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가정사목부에서 제작한 가족기도 카드의 활용을 권고합니다.)

2) 본당에서 유아세례 예식을 거행할 때, 의례적인 행사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부모들의 합당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부모들을 위한 사목적 배려 차원에서, 유아세례 전 부모교육을 실시해 주십시오. (가정사목부에서는 유아세례 전 부모교육을 위한 봉사자 양성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4. 한국천주교회 평신도 희년

1) 주교회의에서는 한국천주교 평신도사도직 단체협의회설립 50주년을 맞이하여, 2017년 평신도 주일부터 2018년 평신도 주일까지를 평신도 희년으로 선포하였습니다. 교구장님께서도 이미 여러 차례 교우들과 수도자, 사제들의 협력사목의 중요성을 언급하시며, 평신도들이 자발적인 열정을 갖고 적극적으로 사목활동에 참여할 수 있기를 당부하셨습니다. ‘평신도 희년을 맞아 본당에서는 평신도들을 격려하고 평신도 사도직활동의 활성화를 위한 장을 마련해 주시기 바랍니다.

2) 아울러 희년을 맞아 수여되는 전대사규정을 잘 참조하시어, 교우들이 적극적으로 희년의 기쁨에 참여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시기 바랍니다.

 

 II. 청소년 사목

 

1. 사제들의 신뢰와 소통, 교회 구성원 전체의 관심 속에 성장하는 청소년사목

지난 2년간의 청소년 사목에 관한 사제연수를 통해 우리 사제들은 청소년사목 영역에서의 희망을 엿보았습니다. 교회 안의 변화의 열쇠는 현재로서는 사제들이 쥐고 있는 듯합니다. 청소년사목을 담당한 사제가 새로운 사목적 시도로써 청소년들을 동반할 수 있도록 신뢰와 더불어 다방면의 지원을 부탁드립니다. 아울러 청소년사목은 부주임에게 맡기고 관여하지 않는 게 미덕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주임과 부주임, 나아가 관련되는 평신도 사목 협조자들이 함께 의논하고 고민하며 발견한 것들을 용기 있게 시도하는 움직이는 교회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특히 아래의 내용들에 관심을 갖고 각 본당의 현실에 맞게 힘껏 적용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2. 신앙교육은 무엇보다 신자 부모와 가정의 책임입니다.

신앙은 개인의 자유로운 선택의 문제라는 생각이 우리 교회 안에 슬며시 찾아들었습니다. 부모들이 유아 세례를 미루고, 자녀들의 신앙교육보다 입시 위주의 학업능력 쌓기를 월등히 우선시하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습니다. 그러나 유아세례를 통해 그리스도인이 되는 것은 비할 데 없는 은총의 선물이며, 신앙교육은 무엇보다 신자 부모와 가정의 책임입니다. 기회 있을 때마다 가정과 부모의 이러한 책임과 의무를 주지시켜 주시고, 다음의 사항들을 적극 실천해 주셨으면 합니다.

 

- 기도하는 가정, 성경을 함께 읽는 가정 만들기

- 임신부 태교 프로그램, 유아 세례 전 부모교육

- 교중미사 중에 공동체의 관심과 사랑 속에서 거행되는 유아세례와 첫영성체

- 첫영성체 가정교리 및 가정방문, 자부 모임 만들기

- 부모와 함께하는 어린이 미사와 부모 교육 (별내, 광릉 성당 사례 참조)

- 청소년에 특화된 견진 교리 (3지구 청소년 견진 및 금촌2동 성당 사례 참조)

- 청년 꾸르실료, 선택(Choice), 청년성서모임 등의 참여를 독려하기

- 2018 한국청년대회(서울), 2019 세계청년대회(파나마) 등을 통한 보편교회 체험

 

3. 청소년사목에 있어 보다 포괄적이고 개방적인 태도가 필요합니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단지 주일학교의 학생이 아니라 인생의 고유한 시기를 살아가는 인격적 주체입니다. 가정과 교회 안에서 그들의 인권이 지켜지도록 관심과 더불어 인격적 동반을 요청합니다. 온 교회 구성원이 마음을 모아 그들이 우리의 신앙과 교회생활에서 신뢰와 기쁨과 사랑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함께하여 주십시오. 특히 본당 사목평의회와 소공동체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우리의 시선을 조금 더 넓혀 지역사회의 청소년들에게도 관심과 사랑을 나누어 주십시오.

- 본당 및 지구에 청소년들을 위한 공간을 마련합시다.

- 지역에 공간과 인력(전담 사제 또는 실무자)이 필요하면 교구와 협의하십시오.

(까페 까사미아, 메리워드 청년 공간, 대구교구 삼덕 젊은이 성당 등의 사례 참조)

 

4. 평신도 사목 동반자들에 대한 양성을 구체적으로 시도하고 지원합시다.

1) 어린이·청소년·청년들을 그리스도의 마음과 눈으로, 그리스도의 손과 발이 되는 사도로 양성하는 일은 교구 청소년 사목이 인내심과 긴 안목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방향이었습니다. 특히 교사 양성에 힘을 쏟아, 학업과 구직 등으로 인해 교사 수명이 단축되는 가운데서도 꾸준한 성장을 보이는 일꾼들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들이 보다 전문적인 사목의 동반자들이 되어 일할 수 있도록 우리 교회 안에 자리를 만들어 봅시다. (송산성당 유급 사목협조자 사례 참조)

2) 본당에서 청소년사목 분야에서 일하고 있거나 관심을 가진 이들을 위한 본당 청소년사목 동반자 연수’(1월말)를 마련합니다.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III. 사회 사목

 

1. 가난한 이들과 함께하는 복음적 실천

착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루카 10,29-37)에서 예수님은 누가 저의 이웃입니까?’ 하는 질문에 누가 그에게 이웃이 되어 주었느냐?’는 물음으로 답하십니다. 이로써 우리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시선을 돌리고 응답하도록 촉구하고 계십니다. 우리 사목의 대상은 교적에 등록된 신자만이 아니라 가난하고, 도움이 필요한 지역민 모두입니다.

 

우리 교구에는 특별히 이주민, 북한이탈주민, 난민 등이 많이 있습니다. 이들 중에서도 난민들은 부정적인 시선과 거부감으로 인해 난민 지위 인정과 정착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세계 각국에서 벌어지는 테러에 대한 두려움, 그들이 우리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생각 등으로 인한 것입니다. 차별과 혐오, 적대가 난무한 사회에서는 그 누구도 온전한 존엄과 자유를 누릴 수 없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그들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사랑의 나눔입니다.

 말과 혀로 사랑하지 말고 행동으로 진리 안에서 사랑합시다.”(1요한 3,18) 가난하고, 도움이 필요한 이들과의 진정한 '만남과 나눔'의 생활화는 그리스도인의 핵심 사명입니다. 그래서 올해 가난한 이의 날’(연중 제33주일)을 제정하신 교황님의 취지에 따라 다음과 같은 작은 제안을 드리고 싶습니다.

 

첫째, 장기적으로는 기도가 필요합니다.

특히 주님의 기도를 생활화 합시다. 주님의 기도는 공동체가 바치는 기도이며(“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나눔과 참여 그리고 공동 책임이 수반되는 기도이기 때문입니다.

 

둘째, 사제들도 가난한 이들을 위한 물질적 나눔에 동참합시다.

작은 정성도 좋습니다. 연 초부터 작은 저축을 통한 일명 착한 사마리아인 기금을 마련하여 가난한 이의 날에 함께 동참했으면 좋겠습니다.

 

셋째, 본당에서 '가난'을 주제로 자체 교육과 행사를 하면 좋겠습니다.

영적 가난, 물적 가난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2. 생태적 통합 차원의 활동 및 회개의 실천

지난해 사목교서 가운데 사회사목 분야에서는 교황권고 복음의 기쁨(2014)을 바탕으로 정의와 평화를, 회칙 찬미받으소서(2015)를 토대로 생태적 통합을 강조했습니다. 주교회의에서도 산하에 생태환경위원회를 설치하여 생태적 통합 차원의 활동을 전개해나가고 있습니다. 이 활동이 중요함을 보여주는 사례로는 1986년 체르노빌 핵발전소, 2011년 후쿠시마 핵발전소 방사능 유출 사고 등이 있습니다. 그 참혹한 결과는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고, 앞으로도 얼마나 더 해로운 영향을 끼칠지 알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6월 공정이 30%정도 진척된 핵발전소 신고리 5,6호기의 공사를 잠정 중단하고 향후 이 공사를 계속할 것인지를 놓고 3개월간 공론화 과정을 거쳤습니다. 이후 공사재개 59.5%, 중단 40.5%’라는 시민참여단의 의사에 따라 정부는 약속한 대로 공사를 재개하였습니다. 재생에너지와 같이 안전성과 경제성 모두에 있어 지속적인 것이 있음에도 안전보다 효율을, 생명보다 이윤을 먼저 생각한 때문이라 하겠습니다. 지속적인 교육과 실천으로 우리의 의식과 삶의 방식을 바꾸는 일이 무엇보다 필요합니다.

 

생태환경은 일시적인 캠페인이 아닙니다. 숨 쉬고 마셔야 하는 생명입니다. 올해는 탈핵의 대안인 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많은 해입니다. 우리는 지금 선택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발전소 몇 개를 짓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 국민 모두의 생명과 안전이 걸린 중대한 사안입니다. 이러한 활동은 우리 그리스도인에게는 생태적 회개를 촉구하고, 인류에게는 후손들의 미래를 보장하는 데 기여하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교구나 본당에서 탈핵과 생태적 의식 전환을 이룰 수 있는 실천이 필요합니다. 나와 우리 본당에서부터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고, 또 실천하자고 신자들에게 독려해야 하겠습니다. 교구 환경사목위원회에서는 다음과 같은 ‘ON-OFF 운동을 제시합니다.


첫째본당과 개인 차원에서 실천 가능한 ‘OFF 운동 

 

PO운동

(Processed food OFF)

- 가공식품과 패스트푸드, , 탄산음료를 줄이자! (GMO NO!)

- 우리 농산물을 이용하자!

TO운동

(TV OFF)

- 텔레비전 시청을 줄이자!

- 인터넷도 계획적으로, 시간을 절약하여 사용하자!

HO운동

(핸드폰 OFF)

- 핸드폰 사용을 줄이자! (특히 밤에)

CO운동(Car OFF)

- 차 같이 타기! (출퇴근 시 같은 방향일 때)

- 대중교통을 적극 활용하자!

- 가까운 거리는 걷거나 자전거를 이용하자!

AO운동

(Air Conditioning OFF)

- 실내 적정온도를 유지하자!

- 에어컨보다 선풍기를 많이 활용하자!

FO운동

(Freezer OFF)

- 냉장고 안에 음식물을 줄이자!

합성세제 OFF

- EM제품을 적극 활용하자!

- 친환경제품(세제)을 사용하자!

일회용품 OFF

- 자기 컵(텀블러)을 가지고 다니자!


 

둘째, 그밖에 생태계 보호에 도움이 되는 것들을 찾아 실천하는 ‘ON 운동

- 철저한 ‘OFF 운동이 가장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힘든 부분이 있기에, 생태환경에 도움이 되는 ‘ON 운동을 함께 전개하면 좋겠습니다. (본당, 단체, 개인의 세 차원으로 전개)

- 예로서 절전형 전구사용, 내복 입기(겨울), 에너지 안식일-촛불 켜는 밤(일주일에 한 번), 우리농 직매장과 생협 이용, 생태 텃밭(아파트 베란다), 쌀뜨물과 빗물 이용, 공정무역 상품을 판매하는 상점(아름다운 가게) 이용 등의 ‘ON 운동이 있습니다.

 

3. 각 위원회의 제안들

이밖에도 각 위원회가 본당에서 실천 가능한 것들을 다음과 같이 제안해 주었습니다.

 

민족화해위원회

1) 민족의 화해와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 신자 개인과 가정에서는 매일 밤 9시에 주모경을 바치고, 본당에서는 한 달에 한번 월례미사를 봉헌해 주십시오.

2)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주제로 한 교육의 자리를 마련해 주십시오.

- 우리 교구에는 민족화해학교가 진행되고 있고, 이 과정을 수료한 신자들은 평화사도로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3) 북한주민들을 돕기 위한 자선을 실천해 주십시오.

- 본당 민족화해분과를 통해 관련단체를 후원하거나 북한이탈주민들의 정착에 동반할 수 있습니다.

 

교정사목위원회

1) 교도소에 있는 재소자 및 무지와 한 순간의 욕심 때문에 보호관찰을 받고 있는 청소년들에 대한 관심과 기도 그리고 후원을 부탁드립니다.

2) 경기북부의 교정시설은 구치소도 없이 교도소 하나뿐입니다. 그로 인해 미결수와 기결수가 함께 지내는데, 6인실에 10~12명을 수용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이에 따라 의정부에 교도소(구치소) 신축(확장)을 해야 하는데, 혐오시설이라는 이유로 반대가 심해 진행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교도소는 새로운 삶을 준비하기 위한 못자리로서의 기능을 하고 있습니다. 회개하는 죄인들을 물리치지 않으신 예수님의 뜻을 묵상하면서, 천주교 신자들만이라도 교도소에 대한 인식을 바꿔주시면 좋겠습니다.

 

이주사목위원회

1) 1본당 1난민 가정 돌봄 사업을 해 주십시오.

-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201596일 삼종기도 훈화에서 유럽 내의 본당들, 수도회, 수도원들과 순례자들에게 복음정신에 따라 난민 가정 하나씩을 맞아들여달라고 호소하셨습니다. 그리고 2016년 세계 평화의 날 담화에서는 저의 호소에 기꺼이 호응하여 난민 가정들을 받아들인 개인, 가정, 본당, 수도회, 수도원, 순례자들에 감사드리고 싶습니다.”라고 언급하셨습니다.

- 준비하고 실행하기 위해 시일은 걸리겠지만, 우리교구도 이주사목위원회를 통해 각 본당이 사회사목분과를 활용하여 난민 가정 하나씩을 돌본다면, 그것은 가장 소외된 이주민에 대한 돌봄으로서 한국사회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할 것입니다.


천주교의정부교구장

이기헌 베드로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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