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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헌 주교님말씀

이기헌 주교님말씀

사목교서 2008년 의정부교구장 사목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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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홍보국 댓글 0건 조회 1,727회 작성일 21.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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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화를 위한 영적 성장

 

1. 계속되어야 하는 복음화

 

 우리는 지난 3년여의 시간동안 찾아가는 교회, 함께 하는 교회의 모습을 구현하는 것이 복음화의 실천적 방법이라 생각하며 함께 뛰어왔습니다. 교구 설정 초기라는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한마음으로 동행해주심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이러한 노력들은 우리들은 다만 여러분의 행복을 위해서 여러분과 함께 일할 뿐입니다.”(2코린 1,24)라고 말씀하신 사도 바오로의 말씀처럼 복음을 믿고 따르는 우리 모두의 행복한 신앙생활을 위한 노력이었습니다. 물론 이 노력은 교구 사제들과 더불어 전 교구민 자신의 복음화, 이웃의 복음화, 세상의 복음화를 이루고자 하는 염원의 표현이기도 합니다.

 

지상여정에 있는 교회가 수행하고 있는 복음화는 변화하는 세상에 복음적 응답을 끊임없이 새롭게 내놓을 준비를 갖추어야 합니다. 교회는 참회를 통하여 과거의 과오와 불충한 사례들, 항구치 못한 자세와 구태의연한 행동에서부터 자신을 정화하고(3천년기 33), 온 세상 끝까지 전하는 그리스도의 사명을 수행하면서 복음화라는 소명의 의무를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2. 사회현상과 참다운 발전

 

2차 바티칸 공의회는 교회의 종교적 현실이 사회와 분리되어 있지 않다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자리였습니다.(사목헌장 39항 참조) 따라서 오늘의 언어와 이해로 세상과 소통하며 그리스도의 복음을 선포하는 교회는 공의회의 정신을 제대로 실천하며 살고 있는지 끊임없이 성찰해보아야 합니다. 의정부교구가 관할하고 있는 경기북부지역을 포함해 오늘의 세상은 발전과 개발이라는 현상과 깊이 연관되어 있습니다. 이를 직시하며 교회는 복음화를 위해 무엇을 준비하고 실천해야할지 고민해야 합니다.

 

발전과 개발이 가지고 있는 물질적 풍요와 혜택이라는 긍정적 가치와 가능성들의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것은 인간의 무분별한 이기심과 탐욕으로 인한 실업과 빈곤, 빈부격차의 심화, 인간 소외, 그리고 자연환경의 파괴와 같은 어두운 그림자들입니다. 이러한 역기능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빈부격차, 자연환경의 파괴와 반생명적 문화의 확산, 윤리적 가치관의 상실 등 세상의 비복음적 현실과 깊이 연결되어 있는 것입니다. 교회 안으로는 청소년층뿐만 아니라 점차 심각해지고 있는 중년층의 이탈과 냉담자의 증가, 신앙과 일상생활의 괴리된 생활 현상과도 결코 무관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어두운 그림자들이 사라지도록 세상을 정화하고 공동선을 증진시켜 개발의 이익과 풍요로움이 모든 이들에게 충분히 돌아가도록 복음화 시켜 나아가는 소명이 교회에 주어져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삼천년기를 시작하고 있는 교회가 세상의 복음화를 위한 누룩이며 빛과 소금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기 위한 영적 성장을 위해 얼마만큼 노력했는지 이 시점에서 반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이와 관련된 신앙적 회개와 응답이 바로 복음화를 위한 영성을 키우는 여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영성 없는 교회의 실천은 공허한 메아리가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하겠습니다.

 

 

3. 복음화를 위한 우선적 고려사항

 

복음화를 위한 출발은 교회의 기초 단위인 가정교회’(교회헌장 11)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세속주의와 실용주의, 개인주의에 따른 많은 불건전한 현상들이 거룩한 혼인의 존엄성을 거스르며 가정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러나 가정은 믿고 복음을 선포하는 공동체로서, 하느님과 대화하는 공동체로서, 인간에게 봉사하는 공동체(가정공동체 51- 64항 참조)로서 복음화의 일선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복음화의 주체로서 가정교회는 나자렛 성가정의 영적 원천을 따라 신앙 안에서의 행복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복음을 중심으로 한 기도와 성사, 적극적인 전례 참여로 가정성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빈번하게 발생하는 아픔을 겪는 가정들에 대한 깊은 사랑과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또한 오늘날 청소년사목이 처한 환경과 조건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청소년 사목에 대한 비관적인 현실의 모습과 전망들이 더 많아지는 실정입니다. 청소년들이 처한 입시위주의 교육환경과 취업의 어려움은 청소년사목을 어렵게 하는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 청소년사목의 봉사자들, 특히 가장 중요한 봉사자인 부모님들은 우리와 함께 계시며 우리를 이끌어 주시는 착한 목자이신 예수님께 대한 희망을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바오로 사도의 말씀대로 예수님께 대한 희망은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받은 성령을 통하여 하느님의 사랑이 우리 마음에 부어졌기 때문입니다.”(로마 5, 5) 청소년사목의 봉사자들에게 충만히 부어진 하느님의 사랑은 지친 봉사자들에게 큰 힘과 용기를 불러일으킬 것입니다. 어둠이 깊어 갈수록 더욱 빛나는 등불처럼 비관적인 모습과 전망들이 늘어날수록 주님으로부터 나오는 희망의 등불은 더욱 빛나야 합니다.

 

 

4. 내적 영성을 키우며

 

복음화의 핵심은 하느님의 사랑을 세상에 전하고 증거 하는 것입니다. 이에 그리스도인은 하느님은 사랑이시라는(1요한 4, 8 참조) 것을 알고, 오로지 사랑을 실천하는 바로 그때에 하느님의 현존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자신들의 말과 침묵과 모범으로 그리스도의 믿을 만한 증인이 되도록 해야 합니다.(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31) 따라서 저는 사랑의 증거라는 복음화를 위한 토대를 보다 힘 있게 만들어가기 위해 2008년도는 사랑의 원천을 끊임없이 확인하고 기억하는 노력들을 제안합니다. 이는 낮은 데로 임하신 육화의 신비와 시련과 죽음을 이기신 부활의 신비를 각자의 삶과 모든 사목현장에서 살아내려고 할 때 가능한 것입니다.

 

주님께 대한 희망으로 채워진 이들은 그분이 주시는 기쁨으로 초대 받습니다. 그리고 그분이 우리를 부르시는 것은 내 기쁨이 너희 안에 있고, 또 너희 기쁨이 충만하게 하려는 것이다”(요한 15, 11)라는 말씀 그대로 우리를 기쁨 속에 살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이 기쁨은 그 무엇도 빼앗아갈 수 없는 기쁨(요한, 16, 22 참조)입니다. 우리는 주님께서 알려주신 기쁜 소식을 전하는 일꾼들입니다. 사랑에서 비롯되는 희망과 기쁨의 영성은 우리의 영혼을 기뻐 뛰놀게 하고 교회의 발걸음을 이끄는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여러분 모두에게 주님의 풍성한 은총을 기원합니다.

 

 

200711

천주교의정부교구장

이 한 택 요셉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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